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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소설'로 만든 대체 불가능한 걸작

‘혁신적’이라고 칭했던 과거의 현상, 최신 기술,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지난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다. 패션, 테크놀러지가 그렇지만 영화도 마찬가지다.     1960년대 미국에서는 TV드라마들을 통해, 다른 인물들이 각기 다른 곳에서 각자의 다른 이야기들을 복잡하게 펼쳐 나가면서 종국에는 하나로 연결되는 비선형(Nonlinear) 내러티브 방식이 유행했다. 이런 트렌드는 당연 영화에도 영향을 주었고, 그 흐름 속에서 탄생한 영화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1994)이다.   30년전 ‘펄프 픽션’이 세상에 던진 신선한 충격, 그 기묘한 참신성은 오늘날에도 건재하다. 타란티노의 독창적 스타일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형식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리고 특정 양식에 갇히지 않으려는 타란티노의 영화들은 가이 리치(셜록 홈즈, 젠틀맨), 크리스토퍼 놀란(오펜하이머, 테넷)과 같은 감독들과 TV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 강한 영향을 주었다.     펄프 픽션이란 질 낮은 종이에 인쇄된 싸구려 소설을 일컫는다. 이런 류의 소설들에는 로맨스, 공상과학, 오컬트, 호러 등 각종 장르가 뒤범벅되어 있고 불륜, 음모, 치정, 살인 등의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들을 주로 다룬다.   영화 ‘펄프 픽션’은 싸구려 소설의 오락성과 영화의 예술성을 동시에 지닌 영화이다. 기존의 영화 방식을 파괴하고 자신의 영화를 아예 ‘저급’으로 정의한 타란티노의 등장을 가장 먼저 반긴 건 유럽 영화계였다. 타란티노는 1994년 자신의 2번째 작품 ‘펄프 픽션’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다.   고등학교 중퇴, 비디오 가게 점원 출신의 타란티노는 처음부터 이단아였다. 데뷔 시절부터 천재, 악동의 이미지로 주목받은 그는 이미 홍콩 느와르의 영향을 받아 만든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 1992)로 마니아층 팬들을 확보해가고 있었다.   칸영화제의 성공적 데뷔에 이어 ‘펄프 픽션’이 미국에서 개봉된 후 가장 먼저 대화의 화제에 오른 것은, 시제에 관한 혼돈이었다. 각 인물들의 스토리를 순서대로 짜맞춘 기승전결식 구성에 익숙해 있던 관객들이, 여러 개의 이야기가 앞뒤 구별 없이 혼재된 상태에서 펼쳐지는 ‘펄프 픽션’의 서술 방식에 고개를 갸우뚱거린 것은 당연했다.       타란티노에게 서사의 시퀀스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예측 가능한 전통적 스토리의 전개 방식을 철저히 거부했다. 그래서 그가 마치 저급 소설처럼 스크린에 마구 늘어 놓은 이야기들은 느닷없이 암전 상태에서 끊어지기도 하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 다른 인물의 이야기로 전환되기도 한다.     감독 데뷔 전,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면서 숱하게 접했던 B급 영화들은 훗날 그의 독창적 연출 스타일에 밑거름이 되었다. 극단적인 폭력과 저질스런 욕설이 담긴 대사에서 볼 수 있듯 그의 영화들은 일정 부분 B급 영화의 향취를 담고 있다.     LA 암흑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펄프 픽션’은 6편의 다른 영화를 보는 것처럼 각기의 에피소드들이 제멋대로 뒤엉켜 있다.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3류 인생들이고 모두가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   LA의 한적한 레스토랑에서 두 연인 펌킨(팀 로스)과 허니 버니(아만다 플러머)가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청부살인 조직의 빈센트(존 트라볼타)와 쥴스(새뮤얼 L. 잭슨), 그들의 두목 마셀러스(빙 레임스)와 부인 미아(우마 서먼), 퇴물 복서 버치(브루스 윌리스)와 그의 연인 등이 등장해 제각기 사건들을 펼쳐간다. 마약 중독, 권투경기 승부 조작, 총기 오발 사고로 인한 살인 등 그들의 스토리들은 서로 아무런 상관없이 보이지만, 종국에는 하나로 연결된다.   ‘펄프 픽션’ 속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사건들은 웃음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뜻밖의 상황을 연출한다. 온갖 욕설이 가득한 말장난식의 대사들과 기발한 설정에서 읽혀지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타란티노의 엉뚱한 발상은 가히 천재적이다. 타란티노 영화가 비평이 불가한 ‘언터쳐블’로 인식되는 이유이다.   타란티노의 캐릭터들은 특별히 위트 넘치는 입담과 수다를 특징으로 한다.‘펄프 픽션’의 넘버 윈 입담가는 당연 새뮤얼 L. 잭슨이 연기하는 쥴스다. 그는 식당 화장실에서 그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강도를 순전히 현란한 입담만으로 제압해 버린다. 그리고 성경구절 에스겔 25장 17절을 인용, 마치 세상을 떠도는 선교사인 양 폭력과 구원에 대한 ‘설교’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1991년 ‘정글 피버’(스파이크 리 감독)로 칸영화제 최초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잭슨은 타란티노의 거의 모든 영화에 출연해 공포스러우면서도 수다스런 대체불가의 캐릭터들을 창출해 낸다.   ‘펄프 픽션’은 한물간 스타 존 트라볼타를 다시 할리우드로 불러내 한동안 잊혀졌던 그에게 제 2의 전성기를 안겨준 작품이다. 미아와 빈센트의 댄스 시퀀스는 가장 많이 재현된 아이코닉 장면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주인공으로 알았던 빈센트가 허무하게 죽어 버리는 장면 또한 충격적이었다. 관객의 기대감을 이처럼 한순간에 배반해버린 장면은 영화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 영화 이후 트라볼타와 새뮤얼 L. 잭슨은 스크린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최근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새뮤얼 L. 잭슨은 “펄프 픽션은 나의 인생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이 영화에 출연한 이후 사람들은 갑자기 나를 멋진 놈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Q&A를 진행한 우마 서먼은 “나의 삶은 펄프 픽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영화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나는 ‘펄프 픽션’과 함께 진화해 왔다”라고 말했다.     타란티노는 역사상 가장 두터운 마니아층 팬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감독이다. 반면 대사가 너무 많아 영화가 길게 늘어지는 느낌과 수위 높은 폭력 때문에 대중적인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 ‘펄프 픽션’은 BBC 선정 역대 최고 영화 100편 28위에 올랐고 7백만 달러의 예산으로 미국에서만 1억 달러, 전 세계적으로 2억 10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김정 영화 평론가 ckkim22@gmailcom불가능 걸작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펄프 픽션 영화 방식

2024-10-09

영웅도 꿈도 없는 미국, 그래도 여인은 꿋꿋하다

‘앨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Alice Doesn’t Live Here Anymore)’는 남성성의 상징적 영화들을 만들어온 현대 미국영화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보기 드문 여성 주연의 로맨스 드라마다. 남성에 의존하면서도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여주인공 앨리스가 여러 남자들을 거치면서 자아를 발견해 가는 과정을 다룬다.     이 영화는 ‘내 문을 두드리는 자는 누구인가’(1969), ‘비열한 거리’(1973) 등의 독립영화로 비평가들의 관심을 모아오던 스콜세지의첫 번째 스튜디오 영화다. 이후 스타로 떠오른 조디 포스터,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로라 던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다. 스콜세지 영화의 단골 배우 하비 카이텔과 다이앤 래드도 모습을 보인다.     1974년 개봉된 대작들 ‘대부2’와 ‘차이나타운’에 밀려 아카데미상에서는 엘렌 버스틴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지만, 영국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스콜세지는 2년 후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불멸의 명작 ‘택시 드라이버’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 그는 네 작품 만에 거장의 대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의 나이 34세에 불과했던 시기의 일이다.     35세의 평범한 가정주부인 앨리스(엘렌 버스틴). 12세 아들 토미를 옆에 태우고 뉴멕시코와 애리조나 사막을 달리고 있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살림을 정리한 후 고향 몬터레이로 가는 중이다.     트럭 운전을 하던 건달 남편은 아들이 앨리스의 이전 남자의 아이라며 토미를 학대했다. 앨리스는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아들을 새 학교에 입학시키고 자신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가수의 길을 가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이들의 여정은 두 모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앨리스는 집으로 가는 도중 돈을 벌기 위해 술집 밤무대 가수로 취직하고 술집 주인 벤(하비 카이텔)을 만나 사귀기 시작한다. 그러나 곧 벤이 유부남인 사실이 드러나고 이에 실망한 앨리스는 사이코 기질이 농후한 벤을 피해 목장 마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 연하남 데이비드(크리스 크리스토퍼슨)를 만난다. 그녀는 셔츠 단추도 제대로 끼지 못하는 데이비드의 신사다운 매너와 친절함에 호감을 느낀다. 앨리스에게 ‘완벽한 남자’로 다가온 데이비드와 함께 이제 그녀는 고통스러웠던 지난 삶을 뒤로 하고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가 있을까.     사회의 모순이나 부정적 현실에 비판적 시각이 강했던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네마’의 성향이 강한 이 영화는 영웅도, 신화도, 꿈도 없는 미국 사회의 실상을 통해 남녀 관계 속에서 억압 받는 여성을 동정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일부 페미니스트 비평가들은 영화의 통속적인 결말에 대해 스콜세지가 할리우드와 타협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남편을 잃고 미망인이 된 한 여인의 홀로서기,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녀야 하는 두 모자의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 ‘앨리스는 여기 살지 않는다’는 엘렌 버스틴에게 오스카상을 안겨주었다. ‘레퀴엠’, ‘엑소시스트’ 등의 작품으로 당시 ‘여자 잭 니컬슨’으로 평가받던 버스틴은 최고조에 오른 감정 표현 연기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그녀는 아들 토미 역의 아역 배우를 리드하며 엄마와 아들이 서로에게 짜증을 내는 즉흥적이고 웃픈 장면들을 연출해냈다.   연기파 배우 다이앤 래드의 조연 연기에도 찬사가 이어졌다. 가시가 돋친 말로 앨리스를 골탕 먹이는 동료 웨이트리스 플로렌스를 연기한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래드의 딸 로라 던이 영화 속에서 아이스크림 먹는 여자아이 역으로 출연한다.   엘튼 존의 ‘다니엘’, 돌리 파튼의 ‘I Will Always Love You’ 등의 노래들이 앨리스의 지치고 고달픈 인생 여정을 묘사하는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1976년 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시트콤 TV 스핀오프가 기획되어 로버트 앨트만 감독의 연출로 9년 동안 CBS를 통해 방영됐다. 김정 영화평론가미국 여인 스콜세지 영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여주인공 앨리스

2024-09-04

‘화장실’로 돌아온 거장 “완전에 이르면 세상은 없다”

빔 벤더스는 관습으로부터의 자유, 상업주의 탈피를 외쳤던 60, 70년대 독일의 영화사조 ‘뉴저먼 시네마’를 주도했던 감독이다. 1984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파리, 텍사스’, 천사의 눈을 통해 바라본 베를린을 그린 1987년작 ‘베를린의 천사’(Wings of Desire)가 그의 대표작이다.     벤더스의 영화들은 대체로 전후 독일의 회의적 운명론과 미국 문화에 대한 동경, 그리고 동시에 타문화를 침식하는 미국 문화에 대한 비판을 특징으로 한다. 80년대의 전성기 이후, 침체기를 가졌으나 2010년대에 들어서는 극영화보다는 ‘피나’(2012),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2014), ‘안셀름’(2023)과 같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주로 활동해왔다.     빔 벤더스의 6년 만의 장편 컴백작으로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에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줬으며 오스카 국제장편영화의 일본 출품작이었던 ‘퍼펙트 데이즈’는 도쿄 시의 ‘화장실 프로젝트’ 홍보영상 기획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둡고 더럽고 냄새나고 무서운 인식이 지배적인 공중화장실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쿄시는 2022년 초 벤더스 감독에게 단편 4편 중 1편을 의뢰한다.     “예술적 자유를 보장한다는 내용과 함께 단편 제작을 의뢰받았을 때, 도쿄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이 일었다. 나를 화장실의 비중이 높은 일본 문화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줘서 그 제안이 고마웠다.”     그와 일본, 특히 도쿄와의 인연은 70년대 초로 돌아간다. 그가 50년대 일본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에 매료되어 일본에 빠져들어 가던 시기였다.   “처음 도쿄를 돌아다니다 길을 잃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지하철을 타고 매일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이 거대한 공간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돌아다닌 그 몇 시간 동안 나는 도쿄와 사랑에 빠졌다. 옛것들과 현대적인 것들, 고층빌딩과 지하 2층, 3층 고속도로 등 혼란스러움 가운데 보이는 심플함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가 둘러본 시부야의 공중 화장실들은 ‘위생의 사원’처럼 보였다. 도시의 복잡함, 그러면서도 평화로워 보이는 생활 공간, 그 안에 보이는 미로가 그를 유혹했다. 공중화장실을 소재로 한 빔 벤더스 버전의 도쿄 ‘퍼펙트 데이즈’의 제작 동기다.     “화장실 그 자체보다 그 안에서 사람과 예술을 찾아내고 싶었다. 일본에서 화장실은 작은 성역이다. 평화와 존엄이 존재하는 곳이다. 단편은 나의 언어가 아니다. 화장실을 소재로 한 장편영화를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일본의 ‘공동선’ 의식, 도시와 서로에 대한 상호 존중은 그에게 영화로서 접근하기에는 버겁고 너무나도 새로운 영역이었다. 각본을 함께 작업한 타카사키 타쿠마와 많은 토론을 하며 벤더스 감독은 마침내 ‘우리의 남자’ 히라야마의 캐릭터를 찾아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그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그가 히라야마를 연기한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다. 야쿠쇼는 이 역으로 칸영화제를 비롯, 일본 아카데미상, 토론토영화제, 아시안영화제, 시애틀평론가협회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최우수남우연기상을 수상했다.     “야쿠쇼는 평소 존경하던 배우였다. 그는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행복과 슬픔을 동시에 지닌 히라야마의 삶을 연기할 수 있는 최고의 배우였다.”     ‘퍼펙트 데이즈’는 공중화장실 청소부가 직업인 한 남자의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행복의 디테일’을 찾아가는 내용을 다룬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늘 겸허하며 겉으로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그는 도심 한구석의 외로운 영혼이었음을, 벤더스 감독 특유의 시적인 터치로 묘사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건, 가장 낮은 지점에서 깨달음을 얻은 히라야마의 내면이다. 그는 과거를 가진 남자이다. 그가 어떻게 화장실 청소부로 일하게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쩌면 지옥을 경험했을지도 모르는 히라야마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보게 된다.”   떨어지는 나뭇잎이 태양 빛에 반사되는 실루엣을 히라야마가 촬영하는 장면이 있다. 벤더스 감독은 히라야마의 일상 안에 숨어있는 상징성을 ‘코모레비’라는 말로 설명한다.     “코모레비라는 햇빛에 의해 벽에 춤추는 나뭇잎의 그림자 이미지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에서 히라야마는 단순함과 겸손함을 배운다. 그리고 청소부로 헌신적인 삶을 살아간다.”   히라야마는 자신이 가진 몇 안 되는 것들에 만족한다. 그는 구식 필름 카메라로 나무 곁에 앉아 코모레비의 순간을 포착하고 문고판 책만을 읽으며 어렸을 때부터 모아둔 카세트테이프로 록음악을 듣는다.   “공중 화장실 청소부는 ‘열등한’ 직업이 아니다. 오히려 영적인 행위이다. 평등과 겸손, 공동선의 몸짓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것이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태도라는 걸 알고 공동선의 개념을 이해하게 됐다.”   ‘퍼펙트 데이즈’는 벤더스 감독이 그의 스승 오즈 야스지로에게 헌정하는 영화다. 1982년, 오즈 감독의 마지막 영화 ‘꽁치의 맛’(1962) 이후 20년 만에 다큐멘터리 ‘Tokyo-Ga’를 제작했었다. 그리고 60년이 지나 다시 도쿄에 입성, ‘퍼펙트 데이즈’를 제작했다. 두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 히라야마인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즈 감독의 어떠한 점들이 그의 영화에 그토록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궁극적으로 그를 일본 문화에 심취하게 했을까.       “그의 영화에 스며든 모든 느낌들,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 그의 영화의 모든 것이 독특하다. 단 한 번 일어나는 사건들이지만, 그가 펼치는 이야기들에는 영원성이 담겨 있다.”     ‘퍼펙트 데이즈’는 ‘Always’라는 규칙적인 리듬으로 살아가는 한 남자를 통해, 우리의 삶이란 독특한 이벤트, 독특한 만남, 독특한 순간이 사슬처럼 끝없이 이어지고 있을 뿐, ‘완전(Perfect)’에 이르면 그 이상의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다분히 동양적인, 그리고 극히 단순한 진리를 탐구하는 영화다.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화장실 완전 공중화장실 청소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2024-03-13

여교사·학생 성관계, 20년 뒤 그들은…

1996년 자신이 가르치던 학교에서 13살 제자 빌리 푸알라우와 성관계를 맺고 아동 강간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30대 여교사 ‘메리 케이레트르노(Mary Kay Letourneau) 사건’이 모티브다.  ‘다크 워터스’(2019)를 연출한 토드 헤인즈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 5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후보작이었다.   실제 사건이 더욱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레트르노가 7년의 형량을 마치고 출소한 뒤 푸알라우와 다시 만나 결혼을 했기 때문이었다. 여교사와 남자 제자 사이에 일어났던 성범죄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던 사건, 그들의 관계와 사랑에 숨어 있는 미스터리에 헤인즈 감독은 심도 있는 심리극 형식과 상상력으로 접근해 들어간다.     영화는 20년 전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유부녀와 미성년자의 불륜을 영화화하기 위해 여주인공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먼)가 실제 사건의 주인공 커플 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조(찰스 멜턴)를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이제 30대이고, 그녀는 50대이다. 그들은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녀는 꽃꽂이를 가르치며 케이크를 만들어 팔고 그는 엑스레이 기술자다. 그레이시의 위엄과 조의 온화함 때문인지 이 커플은 마치 상하 관계에 있는 듯 보인다.     엘리자베스와 이들 부부가 조우하면서 묘한 3각 구도가 형성된다. 그레이시와 조의 어둡고 뒤틀린 과거가 표면으로 올라온다. 세상은 지금도 가족을 버리고 미성년자와 불륜을 저지른 유부녀 그레이시를 갖가지 형태로 비난하고 있다.     엘리자베스는 커플의 사생활보다 배우로서의 자신의 커리어에만 몰두한다. 조를 따로 만나 그를 유혹한다. 조는 압박감과 불안에 몸부림치며 그레이시에게 달려간다. 그는 그레이시로부터 헤어나오려 하지만 그녀의 울타리 안에 갇혀 있음을 깨달을 뿐이다.   영화는 외설적인 내용을 부각시키기보다 3자의 심리를 파고드는 데 주력한다. 실제 사건의 주인공 그리고 그녀를 연기하는 배우 사이에 감도는 긴장감, 깊어만 가는 미스터리, 흔들리는 조의 영혼.     영화적 공간은 상상력과 예술적 표현의 영역이다. 그 안에서의 윤리적 판단은 늘 모호하다.   김정 영화평론가여교사 성관계 학생 성관계 유부녀 그레이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023-12-08

편견·배타심…뇌검사 필요한 사회

주인공의 아버지가 뇌검사를 받는 장면이 있다. 영화 제목 'RMN'은 루마니아어로 뇌검사(MRI)를 뜻한다.   2007년 차우세스쿠 독재정권 치하의 낙태 문제를 다루었던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 크리스티안 문지우(Cristian Mungiu)는 최신작 'RMN'에서 뇌검사가 필요한 존재는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라고 말한다.     그는 이 영화에서 거의 모든 국가가 직면한 최저임금제, 외국인 노동자 그리고 전통과 변화에 대한 갈등과 분열을 다룬다. 임금 조건이 좋은 독일에서 일하던 루마니아인 마티아스는 직장 동료들의 인종차별을 견디지 못하고 동료 한 명을 때려 눕힌다. 크리스마스와 때를 같이해 고향 트란실바니아로 도주한 그는 루마니아의 고용시장에서도 횡행되고 있는 인종차별과 또다시 맞닥뜨린다.   마티아스는 직장을 찾던 중 옛 애인 실라와 재회한다. 그녀는 그가 없는 동안 빵공장의 매니저로 승진했다. 공장은 EU의 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스리랑카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외국인들에 대한 적대감으로 인하여 의견이 갈리고 그들의 더러운 손으로 만든 빵을 사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마티아스는 실라와, 루마니아사람들은 이웃국가 헝가리 사람들과, 고용주는 고용인들과 갈등한다. 카톨릭 신자인 스리랑카 사람들은 교회에서 내쫓기고 방화와 협박으로 온 마을이 시끌벅적거린다.     'RMN'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인 다른 인종 혹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배타심은 루마니아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경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라고 해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배타주의는 여전하고 우리는 모두 인종문제에서만큼은 관대하지 못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작동 방식은 우리의 사고 회로와 일치하지 않는다. 아니, 많은 부분, 우리의 이성적 사고와 반대로 작동될 때가 많다. 영화는 꽤 비관적이다. 그러나 손 놓고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지우 감독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영화 'RMN'을 통해 제기하는 비관적 문제의식에는 어렴풋이 희망이 있는 듯 보인다. 김정 영화평론가뇌검사 배타심 루마니아인 마티아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최저임금제 외국인

2023-04-28

[그 영화 이 장면] 티탄

“신인류의 탄생을 목격하다.”(박찬욱 감독) “내가 지금 뭘 본 건가.”(강동원 배우) “이건 ‘처음보는 영화’다.”(이해영 감독) 작품에 대한 코멘트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202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쥘리아 뒤크루노 감독의 ‘티탄’은 꽤 충격적이다.     특히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우리가 ‘몸’에 대해 지닌 관념과 감정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이다.   ‘티탄’은 젠더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 신체와 기계를 결합시킨다. 알렉시아(아가트 루셀)는 어릴 적 사고로 머리에 티타늄을 심는 수술을 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유독 금속에 끌리는 그는 모터쇼 쇼걸이 되고, 어느 날 자동차와 성관계를 맺는다. 일반적인 ‘카섹스’가 아니다. 그리고 임신을 한다.   이후 ‘티탄’은 기계-금속과 결합된 기괴한 육체를 지니게 된 알렉시아가 출산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이때 그는 뱅상(뱅상 랭동)을 만난다. 긴 세월 동안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헤매던 뱅상은 그를 자식으로 받아들이는데, 이후 알렉시아가 아기를 낳을 때 곁에 있는다. 이 대목은 꽤 충격적이다.     삭발을 한 산모 알렉시아, 그를 아들로 여기는 산파 뱅상. 양수 대신 검은 기름이 흘러나오고 금속성 빛이 드러나는 알렉시아의 육체에선 다소 기이한 비주얼의 아이가 태어난다. 우린 이 존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 표현 말고는 불가능할 것 같다. “신인류의 탄생을 목격하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티탄 알렉시아가 출산하기 이후 알렉시아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023-03-10

막판 대반전도 못 바꾼 음란한 자본주의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은 2022년 제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스웨덴 출신 루벤 외스틀룬드 (Ruben Ostlund) 감독의 전작 ‘포스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더 스퀘어’(201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은 ‘부조리한 남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3월 27일 거행되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지난해 5월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확실시되던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제치고 이 영화가 수상작으로 선정, 발표되자 야유와 환호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사회 풍자성이 강하고 대중성보다는 아트하우스 청중을 지향하는 외스틀룬드 감독의 작품 성향이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자못 기대된다.     러시아 무기상을 비롯, 상상을 초월하는 부호들이 호화 크루즈에 오른다.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모델 야야(찰비 딘)와 그의 모델 남친 칼도 홍보용(?)으로 초대된다. 이들은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선장 토마스(우디해럴슨)의 지휘 아래 요트 항해에 들어간다.     그러나 선장과 무기상이 술에 취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설전을 벌이면서 크루즈가 전복되고 그중 일부가 무인도에 남겨진다. 전복된 것은 크루즈뿐만이 아니다. 크루즈에서의 갑과 을의 서열도 뒤바뀌어 버린다. 화장실 청소부 애비게일(돌리 드 레온)이 재빠르게 생존자 그룹의 권력을 장악한다. 물고기를 잡고 불을 지필 수 있는 유일한 능력자 애비게일은 구명정 안에 자신의 개인 침대를 마련하고 칼에게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을 상납(?)받는다. 야야의 질투심이 유발되고 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영화는 계급평등론과 마르크스주의를 숨기면서 진수성찬을 즐기고 섹스를 탐닉하는 자본주의의 사치와 음란한 삶을 신랄하게 비난한다. 외스틀룬드 감독이 사용하는 풍자의 노골적인 방식은 종종 관객의 시각을 불편하게 한다. 정교하게 연출된 그의 세계관에서 자본주의의 부유한 향락은 음란한 쓰레기에 불과하다.     그가 돈이 썩어 나는 ‘갑’들에게 던지는 조롱과 비난은 한동안 가난한 ‘을’들에게 보상심리를 제공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역대급 대전환은 절망에 가깝다. 무인도가 결국은 어느 부호의 휴양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부유할 뿐 무능한 백인들의 타락을 그대로 흉내 내던 애비게일은 어떤 길을 택하게 될까. 필리핀 배우 드 레온이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서 제외된 것은 유감이다. 그녀는 칸영화제 기간 내내 연기상 유력 후보로 언급됐었다.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자본주의 대반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황금종려상 수상작 작품상 감독상

2023-02-03

국민배우는 과찬…묵묵히 연기하겠다

'밀양'(여우주연상 전도연)으로 시작, '박쥐'(심사위원상), '기생충'(황금종려상)에 이르기까지 칸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온 송강호(사진)에게 지난 5월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브로커'가 지난달 28일을 기해 미주 개봉에 들어갔다.   '브로커'는 201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을 연출한 일본 감독 코레에다 히로카즈의 연출작으로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한 아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일들을 따듯한 감동으로 그려낸 로드무비이다. 송강호는 늘 빚에 시달리며 건달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세탁소 주인이며 신생아를 암거래하는 브로커 '상현'을 연기한다.   -일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칸영화제에서 첫 번째 연기상을 수상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어느 배우도 수상을 생각하고 연기를 하는 배우는 없다. 한국 거장들의 좋은 작품을 꾸준히 하다 보니 영화제에 7번이나 초청됐고 코레에다 감독과 함께 작업한 이번 작품에 행운이 따랐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   -송강호 특유의 한국적 토속성이 과연 외국 관객들에게 유효하게 전달될까 하는 의문이 항상 있었다.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데.   "영화에는 정해진 규정이 없다. 영화제에 참가하면서 현지의 반응이 국내와 상당히 다르다는 걸 느껴왔다. 현실적인 부분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국내 관객과는 달리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영화를 대한다. 칸의 관객들은 보다 객관적이고 다양하며 자유로운 평가들로 반응한다. 나의 연기가 토속적이라는 생각은 국내에만 존재하는 거 같다."   -'송강호 장르'라는 말을 접했다. 한국영화에 과연 송강호 장르가 존재하는가.   "봉준호, 박찬욱 감독에게는 그런 표현을 붙이는 게 맞다. 그러나 배우에게는 무슨 장르가 있겠는가. 배우의 존재감을 표현하는 칭찬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감독들과 다양한 작품을 하게 되는 배우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본다. 배우로서 묵묵하게 걸어온 길을 다시 묵묵하게 걸어갈 뿐, 어차피 모든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상현' 역을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특별히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나.   "'베이비 박스'라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매개로 해서 풀어가는 이야기이다 보니 한국의 미혼모 문제를 다루는 영화로 보는 시각들이 있다. 미혼모가 주소재인 건 맞지만 '브로커' 또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코레에다 감독은 혈연 외에도 다른 형태의 가족이 있다는 걸 그리고자 했을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 이웃에 대한 마음이 혈연관계 이상의 가족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상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브로커'를 굳이 가족영화로 한정하기보다는, 거대한 가족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영화, 인간의 순수한 마음으로 상처받은 자들을 위로하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브로커'는 일본인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K콘텐츠의 지형이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는 일들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영화계에서 이런 시도들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나.   "반가운 문화현상이라고 본다. '브로커' 외에도 최근 OTT를 통해 일본 감독의 '커넥트'라는 드라마가 소개됐고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리라 예상한다. 반대로 일본 작품을 한국 감독들이 연출하는 일도 있다. 국적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는 일 자체가 의미 있는 시도라고 본다. 저에게는 위대한 예술가와 협업을 했다는 일이 가장 큰 의미로 남을 것 같다."   -고레에다 감독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지게 됐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코레에다 감독은 15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만났고 '브로커'의 출연 제의를 받은 건 6년 전의 일이다.  코레에다 감독의 매니아들이 한국에도 있던 터라 오래전부터 서로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동안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었고 그래서인지 이질적인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친한파 감독이고 특별히 한국의 문화에 관심이 많다. '브로커'가 로드 무비이고 강동원 배우가 미식가이다 보니 그의 안내로 전국을 돌려 '맛집 탐방'을 다닌 일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 같다. 코레에다 감독은 낙곱새와 간장게장을 특별히 좋아한다."   -송강호 배우를 '국민배우'라고 부른다. 국민 배우 송강호가 말하는 좋은 배우란.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여전히 과찬이다. 결과를 의식하지 않는 배우가 진정한 좋은 배우다. 배우든 감독이든 예술가는 대중적인 성과 혹은 예술적 결과를 보고 움직이는 존재들이 아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움을 향해 나가는 열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다."   -차기작을 소개해달라.   "'반칙왕', '밀정' 등을 함께 작업한 김지운 감독과 함께 5번째 작품 '거미집'을 끝냈다. 내년에 개봉될 예정인데 이전 작품들과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대중적 재미를 지녔으면서도 상당히 독특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김정 영화평론가일본 국민배우 송강호 배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한국 감독들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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